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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택시기사의 경험담 ep 5

M
탑매니저
202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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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우는 손님이 처음인가요"


이별 택시라는 노래의 한 소절입니다.


원래 김연우가 불렀는데 정인이 리메이크해서 많이 유명해진 곡이죠.


저도 택시 안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를 때 흥얼거리곤 합니다.


이 노래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에피소드가 있어서 써보려 합니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남구로역 근처에서 콜이 들어왔습니다,


손님의 위치는 남구로역 1번 출구


그 곳으로 가보니 한 여자분이 비틀거리며 서있었습니다,


이 분이 콜을 부른건가 싶어 그 앞에 비상등을 켜고 멈췄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제 택시를 보고도 아무 반응이 없는 겁니다.


그 주변에는 이 여성분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요.


저는 손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호가 가고 손님이 전화를 받았는데 술에 잔뜩 취한 남자분이었습니다.


"택시기사입니다. 손님 위치에 도착을 했는데요, 지금 어디실까요?" 라고 물어보니,


그 남자분은 "제 앞에 택시가 없는데요? 기사님은 어디세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손님께서 지정하신 남구로역 1번 출구 앞입니다."라고 말씀드리니,


"남구로역? 거기가 어디죠?" 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술에 취해 콜을 잘 못 부른 것으로 생각하고 


손님께 콜을 취소하고 다시 콜을 부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도 예약으로 되어 있는 표시등을 빈차로 바꾸고 막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뒷문이 열리며 아까 비틀대며 서 계시던 여자분이 제 택시에 탑승하셨습니다.


깜짝 놀라 말을 버벅이면서 "어서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라고 물었더니,


신림역으로 가달라고 하셔서 택시를 출발시켰습니다.


목적지로 가는 중에 뒤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서 룸미러로 살펴보니,


손님분께서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마침 신호대기로 멈춰있을 때 저는 차 안에 비치된 휴대용 티슈를 손님께 건네드렸습니다,


그러자 손님은 우는 모습을 들킨 것이 민망했는지 당황하시더군요.


저는 "괜찮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셨나본데 그냥 편하게 우시고 싶으시면 우셔도 돼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설프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보다는 침묵이 더 나을 것 같아서


저는 그저 말없이 운전만 했습니다.


뒷자리의 손님도 그저 작게 흐느끼는 소리만 들릴 뿐 아무 말씀 없으셨고요.


그러다 신림역 조금 못 미쳐서 택시를 세워달라고 하시고는 택시비 결제를 위해 카드를 내미셨습니다.


그러나 잔액부족이 뜨면서 결제가 안 되더군요.


손님은 당황하시면서 다른 카드를 내밀었지만 그 카드도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택시비는 1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괜찮습니다. 그냥 내리셔도 됩니다. 집에 가셔서 푹 쉬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손님은 계좌번호를 알려주시면 나중에라도 이체를 해드리겠다고 하셨지만,


저는 당장 생각나는 계좌번호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손님은 미안해하며 택시에서 내리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 손님분이 마음을 잘 추스르시고 다시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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