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머니요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소회

M
탑매니저
2024.12.05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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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윤석렬의 친위 군사 쿠데타가 진압되고 하루가 지난 다음에야 천천히 그 때의 일을 추수릴 마음의 여유가 생겨 글을 남긴다.

 

그날 밤 10시 30분에 계엄령이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내가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11시 40분쯤이였다. 자기 전 우연히 계엄령이라는 뜬금없는 제목을 보았고, 곧 라이브 방송, 신문, TV를 통해서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상황을 살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는 초반 몇시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며, 어디로 가야하나 생각할때 뉴스에서 이재명 대표가 모든 민주당원들은 국회로 모여주기를 문자로 보냈다는 것을 보며 곧 바로 여의도로 갈 준비를 하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자다가 일어난 아내가 어디 가는지 물었고, 난 여의도 국회로 간다고 했다. 그때 아내는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왜 가냐고 나에게 물었고, 난 비상 계엄이 발생해서 간다고 했다. 그 말은 들은 아내는 자기는 분명히 꿈을 꾸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난 TV를 켜서 돌아가는 상황을 말해주고, 혹시라도 나에게 변고가 생기면 자식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아내는 집안에 남기고 지하철을 타고 국회로 향했다.

 

시간이 늦어 거의 막차에 가까운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에야 이 서글픈 현실과 먹먹함, 비장함등으로 속으로 눈물을 훔쳤다. 긴박한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르고, 그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련의 1991년 발생한 쿠데타를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 저항이었다. 한국은 1980년 이 시민 저항이 큰 피의 희생을 치루면서 실패하였다. 이번에는 실패할 수 없다. 처음 우왕좌왕하는 시기에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와야 한다. 어쩌면 적은 피의 희생을 치루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며 그래도 이 나이까지 잘 살았으니 인생이 아깝지는 않았다는 위로의 눈물을 머금고 국회로 향했다. 혹시라도 체포되거나 변이 생기면 수업을 하지 못할것이기에 미리 대학원생에게 내일 못가게 되면 휴강 공지를 문자로 부탁하였다.

 

국회 의사당역을 내려, 가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사실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는 많지 않았다. 시민 저항은 힘의 논리가 아니라 숫자의 논리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이 곧 계엄군에 대한 압박이자 쿠데타를 물릴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했고, 또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아마도 시간이 너무 늦었고, 어쩔지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많았다고 본다.

 

국회에 도착했을때 처음 보았던 것은 국회 담을 넘는 사람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들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월담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 국회 보좌관들도 국회로 진입하는 것이 막혀있는 상황이라서 월담을 하고 있었다. 다가와서 제지하려는 경찰들에게 물러나라고 하고, 다치게 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월담을 도왔다.

후문쪽에 시민들이 없고, 그쪽을 통해서 군인들이 들이닥칠 수 있다고 후문을 막아야 한다고 소리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들이 내년에 군대가는데 이런 계엄 상태는 안된다며 울부짖는 어머니도 있었다. 국회 보좌관의 진입조차 허용하지 않는 경찰들에게 법적으로 이들을 막으면 안된다고 소리치며 약간의 실갱이도 하였다. 이 와중에 머리 위로는 헬기들이 국회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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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가 가결되었다는 소식이 나왔고, 경찰들에게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계엄령을 해제했기 때문에 더 이상 국회 출입을 통제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그들은 아직 상부의 지시가 없었다는 이유로 요지부동이었다.

 

정문쪽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있었다. 발딛을 틈이 없이 빼곡히 모여 있었고, 정문으로는 군인들이 들어갈 수 없을 것이 확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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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더 많은 군인들이 다른 출입문으로 들이닥칠까 싶어, 길을 돌아 국회 뒷편 운동장까지 돌아가보았다. 중간 중간 많은 경찰들이 출입문을 지키고 있었고, 오히려 일반 시민은 얼마있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경찰에게 다치지 말라고 했더니, 지금 집에 있는 아내가 화가 많이 나 있다, 아내가 제일 무섭다며 억지로 계엄령에 동원된 것에 불평하기도 하였다. 국회 뒷편 출입문에 왜 그리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는지 물었더니 더 이른 시각에 많은 시민들이 그쪽으로 넘어가서 그렇다고 했다. 이때가 1시 30분쯤 되었다. 국회가 계엄령을 해제했지만 아직 친위 쿠데타 세력쪽에서는 인정하고 있지 않아서 계엄군과 경찰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출입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다 국회 출입권한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입장을 허가해 주었다.

 

새벽 2시가 되기전, 연락을 주었던 대학원생이 다른 대학원생들과 함께 여의도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했다.  그들과 국회 정문에서 만나서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계속 정문쪽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다렸다. 그때까지도 수천의 시민들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졌다.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네트웤도 원할하지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를 쫓으며 나의 자리를 지켰다. 학교 과잠바를 입은 학부생이 있어 무슨과인지, 물어보니 철학과라고 한다. 그곳에서 계엄령의 공식적인 해제를 기다리다 너무 추워서 일단 대학원생이 가지고 온 차 안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차에 도착했을때가 4시 30분. 그때 계엄령에 대한 공식적인 해제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10분을 더 기다린뒤 집으로 왔고, 집에 도착했을때가 5시 1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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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서울의 봄”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역사의 한 가운데서 서 있었고, 이러한 절체절명의 시기에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였다. 다행히 국회의 빠른 판단과 행동으로,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을 막는 보좌관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그리고 밤새 걱정했던 모든 시민들의 바램으로,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영화같은 사건은 아직 그 결말이 완결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단죄하지 않으면 끝없이 성장하여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고 우리의 민주주의와 창의성을 말살할 것이다.

 

12월 4일 새벽을 보내고, 저녁 때, 간지 3개월된 전방에서 근무하는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갑자기 밤에 탄약고 초소근무를 서고 간부들은 새벽 1,2시에 다 부대로 왔다고. 너무 놀랐다고. 갑자기 계엄령이 터져서 막 서울 가고 하는 줄 았았다고. 그리고 실탄이라면서 탄을 주어서 초소에서 긴장했다고. 미국에 있는 고등학생 딸이 내가 지하철타고 국회로 가고 있을때 울면서 전화했다고 아내가 이야기 해 주었다. 가슴이 먹먹하다.

 

우리의 가족을 지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옳지 못한 일에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앞으로 몇일이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 그냥 거리에 나가 머리 수를 채우는 것만으로도 시민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이다. 우리는 실패한 쿠데타의 역사를 만들었고, 이를 단죄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였다.

 

함께 촛불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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