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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택시기사의 경험담 ep 2

M
탑매니저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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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험담은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 6시 정도에 고려대역 근처의 아파트에서 콜을 받았습니다. 

목적지는 잠실쪽에 있는 아산병원이었고 

손님 위치로 가보니 초로의 부부 두 분이 탑승하시는데 

남편분이 몸이 편찮으신지 

아들로 보이는 젊은 남자의 부축을 받아 택시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몸이 안 좋아서 그러는데 뒷자리에 누워서 가도 될까요?"라고 

물어보시길래  "편하신대로 하세요."라고 대답하자 

남편분은 뒤자리에 누우시고 아내분은 조수석에 탑승하시면서 

"응급실로 가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응급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빨리 가드릴까요?"라고 여쭤보니 

"그래주시면 고맙죠,"라고 대답하셔서 

속도위반, 신호위반을 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가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네비도 잘 보면서 길을 잘 못 들지 않도록 노력했고요. 

그러나 아침 출근시간대이다 보니 

길이 막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차가 정체되는 구간에서

'이럴 때 구급차였으면 차들이 길을 비켜줬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수석의 아내분에게 

"왜 구급차를 안 부르시고 택시를 부르셨어요?" 하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사설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는데 

오는데 한시간 넘게 걸린다고 그래서 

택시라도 불러서 빨리 타고 가자는 생각에 불렀어요."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119 구급차는 왜 안 부르셨어요?"라고 다시 질문하자 

"119는 그 지역에 있는 병원밖에 안 간대요. 

원래 치료받는 병원이 아산병원이라 

거기로 가야해서 119는 못 불러요"라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차량 정체가 오래지 않아 풀리고 

다시 속도를 내서 출발한 지 2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거의 다 왔을 때 쯤 뒷자리에 누워계시던 남편분께서 

"택시비 얼마나 나왔어요?"라고 물어보시길래 

택시 미터기를 보니, 

아뿔싸 급하게 출발하느라고 택시 미터기 주행버튼을 안 누르고 

그냥 가는 바람에 요금이 안 찍혀 있는 겁니다.

이 사실을 말씀드리니

"그럼 이정도 거리면 평소 택시비가 얼마나 나와요?"라고 

물어보시길래 

"제가 택시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분께서 

"한 5만원 정도면 되지 않아요?"라고 말씀하시길래 

"아뇨, 5만원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남편분께서 아내분에게 

"5만원 드려, 빨리 와줘서 감사하니까."라고 말씀하시고 

아내분도  "그래요 5만원 긁으세요, 너무 고마워서 그래요."라고 하시길래 

감사하게도 신용카드로 5만원 결제해드렸습니다, 

나중에 카카오맵으로 택시요금 검색을 해보니 

2만원 정도 나오는 거리더군요.

한 달도 안된 택시 경력이지만 지금까지 택시운전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편분 치료 잘 받으시고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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