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과 초코푸딩과 내남자
안녕하세요.
아침 7시에 일어나 떡국을 끓여 남편을 먹이고 저도 먹고 생리통 약도 먹고 침대에 옹그리고 누운 3n살 압생트입니다.
여러분의 생리통은 어떠신가요.
저는 작년에 자궁선근증 진단을 받은 후 지옥문을 열었습니다.
생리통으로 링겔 맞았다는 친구의 얘기에 걱정하면서도 남얘기였던 20대가 전생의 기억 같네요.
생리통이 너무 심하니까 걷질 못하고
식은땀에 구역질에 두통까지 오고
제대로 서있지 못해 담벼락에 몸을 걸치고 엎드려있다가 택시에 실려가 링겔과 처방진통제를 받고 겨우 살아난지 어언 반년
이제 배란기에도 배가 아프고
생리 일주일 전에도 컨디션이 떨어지고
집에 처방진통제가 다 떨어지면 불안해서 미리미리 받아오는
병약미중년이 되었습니다(?)
미… 는 아닌 것 같네요 뎨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이럴 땐 식욕이 널을 뛰기 마련입니다.
어젯밤 열시부터 열한시 사이에 제가 먹고싶어한 음식 리스트는 대략 이렇습니다.
떡꼬치(양심상 당장은 못먹겠고 다음날 해먹으려고 떡 불려둠)
초콜릿푸딩(편의점 갔는데 없어서 뿌엥하고 돌아옴)
탄탄멘(편의점에서 컵라면 사옴)
미나리 넣고 무친 오징어 숙회(이 시점에서 반려인이 그렇게 구체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무서워함)
중딩시절 먹던 학교 앞 분식집 참치김밥+라볶이
초딩시절 먹던 상가 안 분식집 달달 떡볶이+소세지구이
초콜릿 푸딩이 편의점에 없다는 걸 확인한 순간 통곡할뻔한 30대 후반 여자 어때요.
전 진심 스스로가 미친냔같았는데 말이죠.
이러다 임신하면 파리에서 먹었던 장미 마카롱이나
일본 유학시절 동네 역 앞 단골집 타코야끼 이런 게 땡기는 게 아닐까요.
누구는 기내식이 먹고싶어서 당황스러웠다는데
제 남편이 무서워하는 게 이해가 갑니다.
진짜 환장하겠는 건
먹고싶답시고 탄탄멘 사다놓고 떡꼬치 하려고 떡 불려놨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그것들이 꼴도 보기 싫다는 겁니다.
진심 스스로가 미친냔인줄2222
이래서 임신하면 호르몬에 농락당하는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든다는 거로군요.
전 임신도 아닌데 말이예요.
아무튼 그렇게
불려둔 떡으로 떡국을 끓였습니다.
평소 새벽같이 나가서 아침 못 챙겨주는데 오늘은 좀 늦게 나간다해서요. 겨울날 뜨끈한 국물 먹고 나서면 속이 든든하잖어요.
디포리에 황태에 무우에 대파 푹 끓여서 건진 후
닭가슴살도 한덩이 삶아내어 찢어놓고 지단도 부쳤습니다.
맛있게 먹던 남편이 씩 웃으면서
“초코 푸딩 아직 유효해?” 라고 물어보네요.
뭐야 개짱멋있어(입틀막)
나 결혼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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