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들여 고구마를 구웠습니다.
남편은 8시에 출발하는 게 목표라고 했고
저는 8시에 고구마를 사와
에어프라이어 100도에 30분, 뒤집어서 160도에 30분, 또 뒤집어서 190도에 30분을 구웠어요.
저온으로 오래 구우면 아주아주 달짝지근한 고구마가 되거든요.
남편이 온다는 시간은 점점 늦어져 9시가 넘어서고
고구마 익는 냄새는 온 집안에 가득하네요.
해질녘엔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병원 문을 열고 나서는데 눈발이 날리더군요.
올 겨울 처음으로 맞아보는 눈이 제법 머리를 적시고
저는 거리에서 절룩이면서 지나간 것들을 생각합니다.
때로는 내가 왜 여기에 내려앉았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있습니다.
학교도 들어가기 전 어린시절
한바탕 낮잠을 자고 장판에 붙은 볼따구를 쩍, 떼어내며 깨어나면
세상은 온통 낯설고 차게 푸르렀죠.
그시절에서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항상 다니던 길이 새삼 낯설어 황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오래 따뜻하고 달게 구운 고구마를
굳이 남편을 기다려서 나눠 먹으려 합니다.
내가 선택한 이정표, 돌아올 곳은
항상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네요
댓글
오늘의유머
(어느) 피부과 원장이 싫어하는 말.jpg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감쪽같은(?) 여배우 대역.mp4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댕글벙글 웰시코기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리트리버 6시간 놀아주자 생긴 일...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11/29(금) 베스트모음] 육상 민지 근황.jpg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김한정 "우리 돈으로 섹준석 여론조사해 띄웠다"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그냥...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고교 무상교육 빚내서 해라?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유머) "여, 여보..! 내몸.. 내 몸이..!"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모쏠들이 몰랐던 사실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구글서 의열단 활동 검색시 나오는 윤봉길 사진에 윤씨가...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30
어느덧 포커 트로피 30개를 넘어버린 임요환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9
오늘 사회적 자살한 경북대생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9
숫자 5까지밖에 못세는 바보.jpg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9
서버가 평소랑 다르게 다운되었다고요??????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