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정모 후기
10여 년도 더 지난 스무 살 언저리 언젠가
무슨 용기였는지 오유 정모에 처음 나갔었다
은행동을 지나 대흥동 어느 뒷골목을 돌고 돌아
찾아간 정모 장소 앞에서 갑자기 끓어오르는 소심함에
한참을 머리를 긁적이며 줄담배를 피우다가는 들어섰고
이미 거나하게 취한 분위기 속 자기소개를 하라는 요청에
닉네임을 말해야 할지 이름을 말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
옆에서는 담배 냄새 난다며 끊으라던 처음 본 누나의 잔소리와
소개는 됐고 술이나 먹으라며 술잔을 따라주던 어느 형님의 소리가 어울러진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퍽 편안해졌다
그 후로도 몇 번인가 정모에 가고는 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군대에 가기도 했고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또 누구는 갑자기 사라지고는 했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 빈자리들은 새로운 누군가와 기존의 누군가가 채웠으니까
항상 술은 입에도 안 댄 체 자리가 끝나면 운전해서 데려다주던 누나와
같이 밤을 새우고는 배고프면 안 된다며 맥모닝 봉지를 쑤셔 넣어주던 형들
눈치 없는 드립도 받아주던 모두가 왜 갑자기 생각이 날까
쓸쓸한가보다 처음 정모에 나갔던 그 날처럼
댓글
오늘의유머
분심위 피해자 과실 10% 논란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한 이혼사유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내일로 약속을 바꾸자는 당근거래자.jpg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친구 병문안 온 초딩들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출근준비 중 갬성..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이준석 성상납 의혹 주장’ 김성진 대표 의전수행원 숨진채 발견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미국 국세청이 무서운 이유...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댕댕이가 주인을 유심히 쳐다본 이유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여러분들을 딱 네글자로 웃겨보겠습니다2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전문적인 용어로 환자 메모하는 의사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보수의 조롱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윤석열 31번째 임명 강행...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토익 정답으로 배워보는 정떨어지는 영어회화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수능 마친 고3도 ‘윤두창 퇴진’ 집회 참석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
엉덩이를 왜 만지세요? 실제로 본 디씨인.jpg
M
탑매니저
추천 0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