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양말 만들었어요
오랜기간 함께 살던 친구가 새로운 삶을 위해 해외로 떠났어요.
퇴근 후 함께 티비 보고 배달 음식을 먹으며 저녁을 보냈었는데
오늘 빈 집이 참 썰렁하네요.
날씨도 추워서인지 괜히 쓸쓸합니다.
심심하고 적적해서 최근에 만든 양말을 한 번 보여드리고싶습니다.
운영하는 브랜드 로고가 있어 부득이하게 가렸어요.
혹시나 브랜드 이름을 아셔도 댓글 남기시지 마시고 넘어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ㅠㅠ
제 안식처 오유에서 광고라고 차단당하고싶지 않아요.
양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양말을 만들어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 그동안 만들지 못하고있었는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양말을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알록달록한 양모 실조각들이 섞인 예쁜 실을 구입해서
양말 공장에 두툼한 양말을 짜달라고 요청드렸어요.
약 2주일 후 양말 샘플이 나오던 날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렸어요.
너무 뜬금없는 눈이었지만 신나서 양말을 들고 나가 사진을 찍었어요.
외투도 안 입고 언 손을 싹싹 비벼가며 찍었답니다. ㅎㅎ
양말 띠지를 예쁘게 꾸미고싶었어요.
이왕이면 뜯기도 아까운 선물 포장을 해보고싶었어요.
저는 한국적인걸 좋아하기때문에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눈 쌓인 소나무를 넣었고
Merry Christmas 대신 행복한 성탄절, 행복한 새해라고 한글로 적었어요.
일말의 양심상 띠지는 코팅 없이 만들었는데
나중에 찢어지고 난리 났어요... ㅜㅜ
포장도 뭔가 기똥차게 하고싶어서
할머니댁에서 볼 수 있던 화분에 심긴 소나무 트리로 박스를 꾸미고
황마끈으로 묶은 후 왁스 씰로 마무리했어요.
왁스 씰 도장 손잡이가 참 귀엽지 않나요?
어렵게 도자기로 만든 손잡이를 찾아서 구입했답니다.
제가 도구는 예쁜거 써야 일이 잘 되는 편이라서요...^^;;
처음엔 왁스 씰을 양초 형태로 된 왁스를 사용했는데
녹는데 한~~~참 걸려서 글루건 형태로 된 왁스를 급히 ㅋㅍ에서 공수해서 사용했답니다.
양초 왁스를 한가득 샀는데 필요가 없어졌네요..
포장은 사실 제가 했어야하는데 제가 이틀 월차여가지고
그동안 타 부서까지 전 직원 다 달라붙어 포장했어요.
괜히 일만 벌이고 도망치는 편이에요.
이렇게 한달여간 틈틈히 양말을 만들어봤어요.
예쁜거 만드니까 힘든거 하나도 모르겠고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어떤걸 만들지 벌써부터 두근거리네요. ㅋㅋ
아마 이런 작은 선물 만드는데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이 계실 것 같아요.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