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른 혹시 천재는 아니었을까 싶은 유치원 친구
기린반의 탕아, 별종이 되어버린 천재.
방년 5세에 함정의 묘리를 깨우치고 홀로 평화의 상징을 사냥했던 창조적인 전략가.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승훈이의 비범함은 예술적인 분야에서도 특출났던 것 같다.
그날은 병아리를 그리는 시간이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기린반 원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배운 대로, 혹은 시키는 대로 하얀 스케치북에
노란색 크레파스를 이용해 병아리를 그렸다.
물론 같은 병아리라도
그리는 학생들의 실력이 천차만별이라
범부의 눈에는 제각각의 그림처럼 보였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두 같아서 천편일률이었다.
나를 포함한 원생 모두는 그 천편일률 속에서
마치 도토리들이 서로 자기가 더 낫다며 키를 재듯
"참 잘했어요" 도장을 위한 소소한 경쟁을 벌였는데
그 작은 것들의 경쟁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좀 더 본질적인 것을 꿰뚫어 보고 있던 어린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방년 5세의 승훈이었다. (만 4세로 추정)
처음 스케치북을 펼치고 병아리를 그리는 과정까지는 우리 모두가 같았다,
허나 그의 비범함은 그리는 과정이 아니라 완성 이후에 나타났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군 계 일 학> ,
닭떼들 속에 있는 한 마리 학이 어찌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을까...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이들은 만나이로 3세...
애들이 그린 병아리의 완성도가 높을리 있겠는가
어떤 병아리는 날개가 없었고,
어떤 놈들은 다리가 한 짝 없으며, 어떤놈은 눈이나 부리가 없는 놈도 있었다.
그리고 승훈이의 병아리는. 모든 것이 없었다.
날개도, 눈도, 다리도, 몸통도.
그저 노란색일 뿐이었다. 아까 까지는 멀쩡했는데...
왜냐하면, 승훈이는 병아리를 그리고
약간의 망설임의 시간을 가진 후,
스스로 스케치북 전체를 노란색으로 다 칠해버렸기 때문이다.
처음 승훈이가 그린 병아리 그림
완성된 승훈이의 병아리 그림
그것에는 완성도라는 것이 없었다.
대신 완성도라는 것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었다.
존재하되 상상하지 않으면, 또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을
선생님이 **"이게 뭐냐?"**고 묻자
승훈이는 **"수건 위에서 자는 병아리"**라고 했다.
(아마도 노란색 수건 위에서 졸고 있는 노란색 병아리를 말하는 것이었겠지.)
그때는 몰랐다. 나도, 선생님도.
우리는 모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볼 수 없던 범부들이었기에.
완성도라는 조악한 것에 집착하는 일반인들이었기 때문에...
아아... 충청북도 음성에서 유치원을 다녔던 내 친구 승훈이...
네가 프랑스의 어느 한 지방... 리옹에서 태어났더라면,
모두들 네 그림을 본 순간 놀라 자빠지며
"우리 곁을 떠낫던 위대한 영혼이 돌아왔다!"고 며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을 텐데...
생텍쥐베리의 재림을 모두가 외쳤을 텐데....
안타깝게도 너는 나와 함께 무지개 유치원을 다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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